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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이 실명된 채 살고 있는 저는 형제복지원 감금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저의 인생을 짓밟았습니다. 대한민국이 내 삶을 통째로 망가뜨렸습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박정우(53)씨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 한 문장 한 문장에는 박씨의 지나간 세월이 담겼다. 10대 때 끌려가 시작된 형제복지원 생활은 박씨의 몸과 맘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40여년 만에 배상 판결을 받아냈지만 돈보다 중요한 국가의 진정한 사과를 박씨는 아 여자직장인패션 직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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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민사27-1부(재판장 함상훈)는 지난달 24일 박씨를 비롯한 형제복지원 피해자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형제복지원에 2년간 수용됐던 박씨에게 국가가 2억500만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유지된 것이다 중도상환 .
박씨는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을 보내던 1984년 12월, 홀로 부산에 사는 이모 집을 가던 중 부산역에서 형제복지원으로 납치됐다. “이모 집에 가야 한다”고 사정했지만, 박씨 기억 속 아직 생생한 ‘아저씨 두 명’은 그를 강제로 차에 밀어넣었다. 경북 경산에서 부모님, 형과 동생과 나름대로 부족함 없는 삶을 살던 박씨는 이유도 없이 신용카드 소득증빙 형제복지원 27소대(아동소대)에서 매일 강제노역을 하고 구타를 당해야 했다. 관리자들은 박씨 등 아이들에게 돌을 깨서 나르게 하고 밤에는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을 외우게 했다. “외우지 못하면 맞아야 했던” 생활 속에 박씨는 그때 원생들의 도움으로 함께 외운 주기도문을 아직도 기억한다.
끌려간 지 2년여가 지난 1986년 12월 박 신용대출 dti 씨는 심한 구타를 당해 이빨이 여러 개 부러지고 왼쪽 눈과 머리가 심하게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 어지간한 부상에는 외부 병원을 보내주지 않던 형제복지원에서 박씨를 데리고 부산시립병원을 갔던 그날, 박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에 도망 나와 경산에 있는 집을 찾아갔다. 그날의 상처로 왼쪽 눈은 영구 실명돼 의안이 대신하게 됐다. 찢어진 머리도 치료하고 틀니를 맞 저축은행무직자소액대출 췄다.



형제복지원에서 한쪽 눈을 잃은 박씨는 평생 왼쪽 눈에 의안을 끼고 살아야 했다. 박씨 가족 제공


형제복지원에서 나왔지만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누가 쫓아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박씨는 ‘형제복지원에 갔다 왔다’는 이야기를 가족에게도 하지 못했다. 스무살이 넘어서야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박씨의 어머니 이채원(76)씨는 그제서야 아들이 왜 매일 잠을 이루지 못했는지, 그 2년의 시간 이후로 왜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50대가 된 지금까지 박씨는 그 당시 후유증으로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박씨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은 2021년에야 이뤄졌다. 이후 국가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이 진행된 지 3년 만에 지난해 1심 법원은 국가가 박씨에 대한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고 국가가 박씨에게 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박씨의 나이가 당시 만 12세에 불과한 점, 약 1년11개월 동안 강제 수용되었던 점, 강제 수용으로 인해 장애 진단을 받았으며, 좌안을 적출하게 되었고, 상세불명의 양극성 정동장애, 심부정맥 혈전증을 겪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2억500만원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박씨와 다른 피해자 원고들은 “후유증 등을 고려할 때 위자료 액수가 적다”고 항소했다. 1심 재판에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던 대한민국은 도리어 “위자료가 과하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형제복지원에 끌려 가기 전 찍은 박씨의 어린시절 모습. 박씨 가족 제공


항소심은 쌍방 항소를 기각하며 “형제복지원 불법 구금 등이 모두 인정되고 피고(대한민국)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며 부산시 경찰청을 비롯한 수많은 공무원들이 형제복지원 사건에 개입된 점과, 수용기관 감독을 게을리했던 국가의 책임을 거듭 확인했다. 재판부는 선고 당시 법정에서 직접 “어린 나이에 너무 큰 고통을 받으신 것에 대해 사법부가 판단을 이렇게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판결이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씨는 법원 재판이 있을 때 입원 중인 병원에서 외출증을 끊어 어머니 이씨와 함께 법정에 출석했다. 이씨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너무 애지중지 아끼던 우리 아들을 데리고 끌고 가고, 국가도 그걸 방치하고 결탁했다”며 “정부는 사과도 없고, 이런 짓 한 사람들은 다 잘살고 있는데 억울해서 살 수가 있겠냐”고 말했다. 이씨는 “돈이야 얼마를 주든 그 돈 없어도 되지만, 우리 애만 똑바로 될 수 있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나. 책임이 없다고 우기는 게 너무나 분통이 터진다”며 “다른 피해자들도 다들 늙어서 죽어가고 있다. 얼른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고 마무리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와 함께 형제복지원에서 생활했던 이향직 형제복지원 서울경기 피해자협의회 대표도 박씨가 눈을 다쳐 병원에 실려가던 그 날을 기억했다. 이씨는 “실려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아서, 우리는 모두 죽은 줄만 알았다. 그렇게 끌려 나가 돌아오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도 많다”며 “얼만큼의 돈을 주더라도 그 피해를 보상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심 선고 뒤 정부는 아직 상고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 때문에 잠을 잘 못 잡니다. 언제 또 기합을 받을지 몰라서 웅크리고 자는 게 지금도 계속되고, 자는 도중에 벌떡 일어나 주변이 안전하다는 걸 확인해야만 다시 잘 수 있습니다.”(박씨의 진실화해위 진술서)
40년간 이어진 박씨의 잠 못 드는 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